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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도 글쓰기다

지원 직무와 상관없이, 학업 이외에~ ‘지원 직무와 상관없이! 본인이 자발적으로 관심과 열정을 갖고 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것과 이유를 쓰시오.’ 많은 기업 자소서에서 보이는 문항 중 하나다. 동시에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질문 중 하나다. (난 이게 제일 쉬운 질문 같은데… 열정 갖고 했던 일은 많으니까..) 그래서 왜 어려운지 물었다. 학생: 최근 이야기를 써야 할 것 같아요. 적어도 대학교 3학년 이후. 직무랑 어떻게든 엮어서 끼워 맞춰야 하겠죠? 합격한 자소서 보면 다 이런 틀 속에서 쓴 것 같아요. 또 친구들과 스터디 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직무와 엇나가는 이야기 있으면 고치라고 피드백하고 있어요. 내 생각: 왜 최근 이야기만 써? 이런 질문은 열어 놓고 생각해야지. 문제에도 써 있잖아, ‘직무와 상관없이!'. 왜 저런 말을 넣었.. 더보기
hey!hey!hey! 묻는 내용에 답해 "저는 귀사의 이런 부분이 조금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을 이런 마케팅 전략으로 극복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왜 이런 내용을 '회사 지원 동기'에서 말하고 있느냐...는 것. 가끔 이런 자소서가 있다. 아니 많다. 입사 후 포부를 묻는데, 자기 인생 전반의 포부를 이야기한다거나 지원 직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보여달라는데, 갑자기 알바를 통해 배운 느낌을 얘기하는.. 물어보면 답은 비슷 "제 인생 경험이라서요. 이건 꼭 넣고 싶어서. 제 삶에서 이것밖에 쓸 내용이 없어요." 자소서 문항을 읽기도 전에 내 자소서에 넣을 내용을 정해두지 말자. 다른데서 통과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쓸 게 없다는 이유로 혹은 또 다른 어떤 이유로. .. 더보기
긁히는 소제목, 사로잡는 시선 자소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소제목을 넣은 자소서, 그렇지 않은 자소서. 소제목을 넣느냐 안 넣느냐는 지원자 개인의 자유다.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 있는 자소서가 좋다. 더 읽을 맛이 난다고나 할까. 주의해야 할 것은 제목을 '잘'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너무 평범하거나 너무 정직한 제목, 혹은 질문의 의도와 다른 제목은 영~ 꽝이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온/오프라인 신문 제목이 하나 탄생하기 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처음 기사를 쓰는 기자가 직접 제목을 적으면, 데스크가 수정을 하고, 또 교열팀에서 바꾼다. 전체회의에서 또 바뀌기도 한다.제목 하나로 기사의 방향성을 언론사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고, 잘못 쓰면 공격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얼마나 중요하면 제목만 따로 담당하는 데스크가 있겠.. 더보기
너의 자소서엔 네가 없다. 대학교 조별 과제에서~호주로 교환 학생을 가서~대외활동을 통해~공모전 1위를 수상했고~OO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내가 본 대부분의 자소서 서론은 위 문장들로 시작된다. 질문이 5개라면 저기서 5개 스토리를 어떻게든 욱여넣어 돌려 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뒤에 나오는 내용들도 얼추 비슷. 첨삭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왜 자소서를 쓰라고 하면 다들 대학교 3~4학년 때 경험했던 일들만 쓸까? 그것도 다 자랑하듯이 포장해서... 물론, 이해가 간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열심히 했던 것을 보여주고 싶을 테니. (나도 그랬고)하지만 25~30년의 삶을 단 2~3년의 모습으로만 평가할 수 있을까?경력직에 지원한 것이 아니라면 잘했던 일(스펙)들로만 나를 너무 포장할 필요 없다. "OO아, 왜 .. 더보기
1,500자를 쓰기 위해선 5,000자가 필요하다. 오후 10시 30분. 아끼는 후배의 전화. "형 이거 여자친구 자소서인데.. 뭘 어떻게 손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 번 봐주실 수 있어요?""응 보내""죄송해요. 늦은 저녁에" 얼마나 급했길래 이시간에 카톡도 아니고 전화를 했을까, 그 마음이 자글 같아서(예뻐서) 얼른 컴터 카톡을 켰다.문항을 전부 보내기도 미안하다고 하나만 보냈다. 모 홈쇼핑 MD 직무 지원서. 질문은 이랬다.대학생활과 졸업이후를 포함하여,아래 경험 중에 본인이 가장 유사하게 활동한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성하세요.1.온, 오프라인 창업 후 사업운영 경험이 있는 자 2.주요 Trend 및 상품에 대해 블로거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자 3.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분야의 도전 경험이 있는 자 4.상기 경험 외에도 차별화된 활동 경험이 있.. 더보기
얼마나 취준생에게 속았길래…. 2019년 상반기, SK텔레콤 자소서 문항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한 문장.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 하시오. 상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고 자소서 첨삭 부탁이 들어온다. 언제부터 저런 문장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자꾸 저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왜 이런 문장을 넣었을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자.출제자는 돌려서 말한 거지만, 실제 하고 싶은 속마음은 이런 거 아닐까?'여러분... 뻥 좀 그만 치세요... 합격 자소서 베끼지 말고, 당신의 이야기를 쓰세요' 네가 치는 뻥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혹여나 속더라도 면접장에서라도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다.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생생하게. 더보기
자소서, 힙합 래퍼 도끼처럼 써봐! 어렸을 땐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서 조용히 움츠린 채로 살 수밖에 없어서 배가 고파도 먹을게 냉수밖에 없어서 눈에 보이는 대로 훔칠 수밖에 없었던 이젠 적지 않은 돈, 명예 많은 걸 얻었어도 몇 십에 목숨 걸다 몇 십억을 벌었어도 난 아직 여전해 음악 그리고 꿈만이 내 터전에 무대 위가 가장 행복한 뮤지션 -도끼 ‘Still On My Way’ 中‘- 암 스틸 온마웨이~♪ 노오란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 귀여운 외모, 키는 작지만 늘 당당한 모습, 일리네어 라이프, 귀에 쏙쏙 꽂히는 가사.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 래퍼. 도끼. 왜 자소서 얘기 안 하고 힙합 얘기하냐고? 도끼의 가사 속에 자소서에 필요한 것들이 있어서다. 1. 가사가 짧아 잘 읽힌다. (힙합 가사 특성 탓?에 라임까지 좋다) 2. 한 사.. 더보기
응 잘 알겠고, 근데 내가 어떻게 믿어? “저는 영상도 배웠고요, 포토샵도 할 줄 알고요, 대외활동을 통해서 사람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는 방법도 익혔어요~ 좋은 결과(여러 가지 수상경력)도 많이 얻었고요~ 그래서 저는 당신의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답니다.” 이런 흐름의 자소서를 보고 있으면..요런 생각이 든다. 그래.. 그렇지... 음.. 그래.. 근데 안 그런 사람 있어?다들 많은 팀플을 하면서 대인관계가 좋아졌다고 하지,영상이랑 포토샵은 어느 정도로 다룰 수 있다는 건데? 더 솔직하게 말하면네 말을 믿을 수 없어, 뻥인지 진짜인지 알 게 뭐야,나는 영상도 포토샵도 할 줄 모르지만 자소서 저렇게 쓸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쓰지 않아서’다.자랑을 하는 것은 좋은데 이왕 할 거라면, 구체적으로 해라. 저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