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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건 → 요렇게!

긁히는 소제목, 사로잡는 시선

자소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소제목을 넣은 자소서, 그렇지 않은 자소서.


소제목을 넣느냐 안 넣느냐는 지원자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 있는 자소서가 좋다. 더 읽을 맛이 난다고나 할까.


주의해야 할 것은 제목을 '잘'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평범하거나 너무 정직한 제목, 혹은 질문의 의도와 다른 제목은 영~ 꽝이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온/오프라인 신문 제목이 하나 탄생하기 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처음 기사를 쓰는 기자가 직접 제목을 적으면, 데스크가 수정을 하고, 또 교열팀에서 바꾼다. 전체회의에서 또 바뀌기도 한다.

제목 하나로 기사의 방향성을 언론사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고, 잘못 쓰면 공격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중요하면 제목만 따로 담당하는 데스크가 있겠는가. 그만큼 제목은 쉽게 뽑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 가자. 자소서에서 소제목을 달 때는 이 2가지를 꼭 지켜라.


▶제목이 눈에 긁히는가

-다들 잘 알고 있겠지만 포털에서 시선을 어쩔 수 없이 뺏겨버리는 콘텐츠 제목들이 있다. 물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서도 충분히 클릭하고 싶게끔 만드는 제목들이 있다.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안 보면 왠지 트렌드에 뒤쳐질 것 같게 만드는 제목들... 내 자소서 소제목은 인사담당자의 호기심을 유발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는가

-늘 말하지만, 자소서에서는 묻는 말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팀워크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 내가 잘해서 팀을 리드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자발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성취한 경험에 대한 질문에 우연히 어떤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랑을 쓰면 말짱 꽝이다. 제목을 뽑을때도 내 제목이 해당 문항의 질문에 대한 답을 포함하고 있는지 꼭 확인하도록 하자.



역시나 말로만 이렇게 설명하면 감이 잘 안올테니....

최근 자소서 첨삭을 부탁한 아래 두 친구의 사례를 통해 확인해보자.


문제1. 새로운 것을 접목하거나 남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문제를 개선했던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이런건) 제목: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상품 기획 도전

당시 결선 30팀 중 팀 대부분은 기존의 상품을 활용했습니다. 다른 팀과 달리 유일하게 신규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섣부르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과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존 상품만으로는 타겟의 마음을 얻기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팀원들을 설득했고, 2명의 팀원과 함께 상의한 끝에 신규 상품 제안이라는 도전을 실현시켰습니다. 이를 위해 월급 사용 습관을 효과적으로 잡아주는 신규 적금 상품과, 취향별 맞춤 상품을 제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기획 논리로 다행히 심사위원을 설득했고, 고객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와 함께 대상이라는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소비자와 시장 상황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 의식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기존의 문제상황도 새롭게 정의하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요롷게!) >>> 문제에 대한 대답은 잘 하고 있지만 약간 심심하다. 차라리 '결선 30팀 중에 유일한 1팀'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약간 궁금하기도 하고 문제에 대한 답도 포함한다.


문제2. 자발적으로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끈질기게 성취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이런건) 제목: [Software Engineer의 기본기, 코딩]

효율적 알고리즘 설계와 정확한 구현능력은 Software Engineer에게 가장 중요한 기본기입니다. 이를 탄탄히 하기 위해 제가 세운 목표는 ‘코딩 사이트 랭커’입니다.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코딩 테스트 및 학습환경으로 ‘프로그래머스’를 선정하여 최대한 많은 경쟁자들과 정제된 문제로 경쟁하며 실력을 쌓았습니다. 프로그래밍 과목에서 늘 좋은 성적을 받던 저는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천 명 이상이 성공한 문제도 버벅거리는 자신에게서 안일한 태도로는 목표에 다가갈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위해 ‘절대적 학습량 늘리기’와 ‘동기부여 되는 환경 조성하기’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매일 한 문제 프로젝트]

먼저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유형별로 학습하며 효율적 입력과 처리를 다졌습니다. 이후엔 풀어낸 사람이 많은 문제부터 해결한 사람이 적은 고난도 문제 순으로 도전했습니다. 매일 하나 이상의 문제를 풀이하고 코드를 GitHub로 공유했습니다. 특히, 다른 정답자 코드도 분석해서 남의 코드를 이해하는 법도 익히고, 색다른 풀이도 배웠습니다. 어느덧 열 명도 해결 못 한 문제를 풀어내거나 공유한 풀이가 도움되었다는 반응도 등장할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스터디 환경 조성]

지속적 동기부여는 꾸준함에 필수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경쟁할 때 더욱 일에 몰입한다는 점을 활용해 스터디를 조직했습니다. 팀원들과 기한 내 지정된 문제를 풀어야 하는 환경을 조성해 혼자일 때보다 높은 성취를 얻었습니다. 모임은 해결이 힘든 과제에 도움을 주었고, 나태해질 때는 동기부여를 주는 동력원이 되었습니다. 

결국, 현재 저는 프로그래머스 4만 이용자 중 3위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꾸준함을 무기로 SK브로드밴드에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성장하는 엔지니어가 되겠습니다.

(요롷게!) >>> 참 잘썼다. 자소서를 몇 번 안쓴 친구인데, 내용도 좋다. (내가 이과를 질투해서 그럴수도 있다ㅋㅋㅋㅋㅋ) 소프트웨어 대단해.. 그런데 짧은 글에 제목 3개씩 쓸 필요는 없다. 제목도 너무 정직하다. 제목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코딩 4만 명 중, 3등이 된 이유'. 최고 수준의 목표처럼 보이기도 하고 실제 이뤄낸 성과(팩트)이기도 하며 동시에 어떻게 목표를 성취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자소서 제목을 잘 이용하면, 비슷하거나 평범한 사연을 빛나게 할 수 있다.